여름철 냉방병 주의보관리자ㅣ2016.08.25ㅣ1194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옛말이 있다. 그만큼 30℃를 넘나드는 불볕더위에 감기에 걸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이런 무더위에도 감기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시원한 곳만 찾아다니려는 사람의 심리와 어디에서든 가동되고 있는 에어컨의 성능이 만들어낸 냉방병이 바로 이 감기증세의 원인이다.
새로운 문명병의 하나인 냉방병은 냉방된 실내와 뜨거운 외부의 온도 차이에 신체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발생한다. 다시 말해 실내외 온도차가 5~8℃ 이상 계속되는 곳에 오래 있으면 자율신경계 기능에 이상이 생겨, 감기증세와 비슷한 냉방병에 걸리게 된다.
냉방병에 걸리면, 위장 운동 기능이 원활하게 작용하지 못하고 체내 호르몬 분비와 스트레스에 대한 조절 반응에 이상이 생겨 두통, 전신피로감, 무력감, 정신 집중 곤란, 소화 불량, 근육통 등의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에어컨을 계속 틀면 실내 습도가 낮아져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기침, 콧물, 인후통 등의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 노인의 경우 안면신경마비 증상을 호소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냉방병의 일종으로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레지오넬라증이 있다. 이 는 호텔이나 백화점 등 대형건물의 냉방장치에 사용되는 불량 냉각수에 서식하던 레지오넬라균이 냉방장치가 가동될 때 뿜어져 나와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질병이다. 이 질환은 2~12일의 잠복기를 거쳐 기침과 고열, 근육통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폐렴 증세까지 보이며, 심하면 급속히 악화돼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또 의식장애와 심부전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냉방병은 어린이, 노인,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 과도한 냉방 환경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등에서 발병하기 쉽다. 냉방병으로 확인되면 우선 차가운 실내에서 잠시 벗어나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옷으로 몸을 덮어주고, 습도가 낮은 경우 차가운 음료보다는 따뜻한 물이나 차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또 일하는 중간에 적절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위장장애가 있을 때는 따뜻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섭취하도록 한다.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실내공기가 탁해지면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가능하면 1~2시간에 한번 정도는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외의 온도 차이를 섭씨 5-6℃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적당하고, 특히 여름철 건강 실내 온도인 섭씨 26~28℃를 지키는 것이 좋다. 또 환기시설이 되어 있는 건물이 아니라면 약 2시간에 한번 정도는 환기를 시켜 주어야 한다. 집에서 외출할 때 창을 조금 열어 놓아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내에서 잠깐씩 몸을 움직여 체조를 하거나 자세를 자주 바꾸어 주는 방법으로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틈틈이 바깥공기를 쐬면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에어컨 내부나 냉각기에 쌓인 먼지와 세균은 직접 인체의 호흡기로 통해 들어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세균 번식이 되지 않도록 2주에 한 번씩은 에어컨 필터를 꺼내 전용세제를 탄 물로 깨끗이 닦아 그늘에서 완전히 말린 후 다시 사용하도록 한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계속 사용하기 보다는 1시간 가동하고 30분 정지하는 방식으로 이용하고, 에어컨 바람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하며,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아이의 키만큼 낮춘 상태에서 온도를 체크해 보아야 한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에어컨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하며, 주기적으로 에어컨의 가동을 잠시 중단하고 창문을 열어 자연공기를 마시는 것이 좋다.